이탈리아 로마여행에서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 바로 '바티칸 시국'이다. 학교 다닐 때 세계사를 배우면서 바티칸이라는 곳이 로마 속에 있는 작은 국가라는 사실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나의 도시보다 훨씬 작은 규모지만 엄연히 '국가'이며, 세계 최소 국가라는 타이틀까지(면적 0.44㎢) 보유하고 있다.

 

기독교의 상징인 '교황'의 존재가 세상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그 교황이 주인인 국가가 '바티칸'이니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성지순례자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듯. 

 

이탈리아 여행 전부터 바티칸 박물관에 입장하려면 최소 2~3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늘 그렇진 않은 모양~

 

로마 여행 4탄 '바티칸 시국'을 가다1

 

이탈리아 일주 패키지여행의 마지막 날 오전 벤츠투어를 끝내고 점심을 먹고 곧바로 바티칸 박물관(1506년에 설립) 입구로 향했다. 

 

이때가 2015년 9월 3일 오후 2시 38분. 분명히 사람들이 많아서 길이 길게 늘어설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발걸음이 금방 멈추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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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박물관 입구 근처까지 가니..줄이 두 개로 갈라지더라. 하나는 개인 관광객들, 다른 하나는 패키지 관광객들.. 분명히 줄은 길어 보였는데 금방금방 줄어들었다. 

 

실제로 줄을 서 있었다기 보다는 줄을 따라서 그냥 서행하듯 걸어 들어갔다. 2~3시간 서 있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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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박물관 내부 매표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 43분이었으니 들어가는 데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패키지 관광이었기에, 가이드가 미리 준비해준 박물관 입장권을(1인당 16유로) 받아서 검색대를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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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대를 지나면 바로 입장권을 징수~ 그리고 박물관 내부 투어를 위한 수신기를 별도로 받았다. 

 

바티칸은 워낙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서 수신기 투어는 필수이고..박물관 자체에서 제공하는 수신기만 사용할 수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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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박물관 투어를 하기전에 피나 정원(Pigna Countyard)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볕을 피할 곳이 없어서 일행들 모두 지쳐가더라. 그래서 설명에 제대로 집중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듯 ㅋㅋ 

 

사진 속에 보이는 커다란 구리색 지구본은 1960년 로마올림픽을 기념해서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점점 오염되고 멸망해가는 지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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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과 더불어 피나 정원의 대표적인 명물은 저 멀리 보이는 청동 솔방울 분수이다. 높이가 4m.. 가이드를 따라 이동하다 보니 가까이 가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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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내부..특히 시스티나 예배당에 있는 천장벽화에 대해서는 미리 사진을 통해서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최후의 심판' 등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도 우리 옆에 모여서 설명을 듣는 것으로 봐서..가이드들의 '의무'인듯하다. 보다시피 그늘이라고는 전혀 없다~ 이렇게 햇살이 뜨거운 날이라면 가이드도 고생, 관광객들도 고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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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두 조각상의 정체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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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티칸 박물관에는 라오콘을 '진품' 조각상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그 유명한 조각상들을 눈으로만 보고 감상했다고나 할까? 찍은 사진이 없다. 전시관도 어찌나 많은지..어디가 어딘지 무슨 작품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바닥 일부를 대리석 모자이크로 만든 그림인데 여자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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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 황제가 사용했다는 대형 욕조..황제의 권위가 좋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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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통로 양면으로 보이던 태피스트리(tapestry)..색실을 이용해서 그림처럼 짜 맞춘 작품들이라고 한다. 하나를 완성하는 데 얼마나 걸렸을까?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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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지만 내부에 에어컨이 가동되는 곳이 거의 없어서 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인솔자는 이미 수차례 이곳을 방문했었겠지만, 아마도 우리와는 전혀 다른 시선이었을 것이다. 

 

우리와는 다르게 이 자체가 일이고 낙오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항상 뒤에서 지켜보며 챙겨줘야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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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물결...그래도 일방통행이라는 점이 천만다행이다~ 화려한 천장벽화들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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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모르는(이탈리아의 어딘가겠지) 큰 지도도 스쳐 지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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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조각처럼 보이는 입체 벽화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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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박물관의 마지막 코스는 '시스티나 예배당'였다. 유일하게 이곳에만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실제로 제지를 하는 경비원들이 꽤 많았고 상당히 엄숙한 분위기~ 

 

TV, 인터넷과 책으로만 봤던 불후의 명작!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을 직접 봤다는 사실에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었다. 위 사진은 우연히(?) 찍혔던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벽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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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박물관 관람을 끝내고 오후 4시 10분에 성베드로 대성당 도착했다. 박물관 매표소에서 여기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린 셈이다. 

 

(솔직히 이런 짧은 시간에 박물관 구석구석을 구경한다는 발상 자체가 터무니 없다. 이탈리아의 역사와 미술품에 관심이 많다면 이곳에서만 하루 정도 일정을 소비해도 절대 후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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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드로 대성당의 내부.. 개장시간은 7:00-18:00(하절기 18:00)까지이다. 

 

입장 시 복장은 노출이 심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이슬람 사원만큼의 제재는 없는 편인 것 같다. 성당 내부의 6만 명을 수용하는 거대한 홀은 길이가 현관을 포함하여 211.5m이고, 천정의 높이는 45.44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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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드로 대성당의 현관문을 들어서면 홀 우측에 어디서 많이 본듯한 조각상이 보이는데..이게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Pieta)'상이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를 성모 마리아가 무릎 위에 안고 있는 모습인데.. 당시에는 인체의 비율을 깨뜨린 파격적인 조각상으로 예술가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킨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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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봤던 성당중에서 가장 규모가 켰던 성베드로 대성당...

 

역시 괜히 교황의 나라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까지 걸어가 보진 않았지만, 반대쪽에 빛이 비치는 끝부분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니 영화 '반지의 제왕'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 ㅎㅎ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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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드로 대성당에서 나오자마자 드디어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았으나, 다시 성당 내부를 구경해도 되고..성베드로 광장 주변을 돌아다녀도 될 시간은 충분했던 것 같다. 

 

미사를 비롯한 각종 행사가 열리는 곳이라 무대와 좌석이 준비되어 있었다. (항상 이런 모습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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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좌측 꼭대기에서 들려오던 종소리.. 위로 쳐다보니 시계와 조각상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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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탑 아래쪽 입구 앞에는 특이한 전통복장의 경비병 2명이 보였는데..놀랍게도 '스위스' 출신의 근위병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해외에 '용병'을 많이 파견했던 스위스가 다른 용병들과는 다른 용맹성을 인정받아서 지금까지 스위스 근위병만 바티칸을 수호하고 있다.

 

저 근위병의 복장을 미켈란젤로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재봉사가 디자인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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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드로 광장 중앙에는 '칼리큘라' 황제가 이집트에서 운반한 높이 25.5m, 무게 320톤의 오벨리스크가 서 있다. 오벨리스크 양쪽에는 분수 2개가 있는데 만남의 장소로도 괜찮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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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장은 좌우 폭이 240m로 약 30만의 군중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정면으로 성베드로 대성당 정면이 보이고, 그 좌우로 반원형 회랑에 4열의 그리스 도리아식 원주 284개가 서 있다. 

 

각주가 총 88주로서 4열 종대를 이루며 회랑 위의 테라스를 떠받치고 있는데..윗부분에는 140명의 성인 조각상이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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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면 교황이 베드로 대성당 정면의 발코니에서 광장에 모인 군중에게 인사를 한다고 하는데(우리가 영화속에서 흔히 봤던 모습) 사진속의 건물에 교황이 실제로 거주하는 방이 있다고 한다. 

 

제일 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창문이 교황의 방이다. 

 

이렇게 바티칸 시국을 끝으로 이탈리아 로마 여행은 모두 마무리하고 오후 5시 5분경 다시 가이드, 인솔자와 만나서 저녁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일행들 가운데는 개인적으로 따로 제대로 된 이탈리아 식사를 하려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몸도 피곤하고 그냥 일찍 숙소로 들어가고 싶어서 거절을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중에 후회가 되더라 그들과 함께 했다면 훨씬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도 먹었을 테고..로마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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