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중국에서는 이소룡의 스승으로 유명한 '엽문'이 영화의 소재로 상당히 많이 쓰이고 있죠.(최근에는 엽문4편까지 등장했던데..) 

'일대종사'라는 영화도 마찬가지로 '엽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에요~ 여기서 일대종사(一代宗師)란 말은 살아있는 동안 으뜸이 되고 존경받는 스승을 의미합니다. 

 

이 영화가..아비정전,해피투게더,동사서독 등으로 유명했던 '왕가위'감독이 거의 9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더군요~ 

 

역사적 고증을 거쳐서 6년간 기획을 하고 3년동안 제작한 '일대종사'.. 엽문하면 누구나 견자단을 떠올리기 마련인데..역시 왕가위 영화엔 양조위가 빠질수가 없었나봅니다.

 

일대종사1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보지 못했다면 과감히 패스해주세요^^

 

견자단의 이미지가 강한 엽문의 자리를 양조위가 맡았죠~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진중한 표정과 그 눈빛..그리고 견자단의 스피드하고 파워풀한 느낌의 엽문과는 좀 다른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

 

초반에 등장하는 비속의 난투극은 정말 명장면이었죠.(사실 이 영화는 액션장면도 그렇고 전체가 영상미학이 너무나 뛰어남.)

 

일대종사2

 

평생 엽문만을 바라보고 살았던 아내 장영성(송혜교)..예전에 양조위와 송혜교가 같이 영화에 출연했다고 들었는데 바로 이 영화였네요^^ 한간의 소문에 촬영당시 양가위 감독과 별로 사이가 안좋았다는 이야기도 있구요~

 

사실 송혜교가 이 영화에서 크게 비중은 없었어요^^ 대사도 거의 전무한 수준이고..하지만 그녀의 표정과 눈빛,분위기를 통해 이 캐릭터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전쟁이 터진 후 엽문이 홍콩으로 떠난 후 결국 죽을때까지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네요~

 

일대종사3

 

고수들과 대련을 펼치는 엽문..하지만 어느 하나 엽문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일대종사4

 

엽문과 궁이의 첫만남.. 이루워지지 못한 운명의 장난이라고나 할까요? 궁이(장쯔이)는 궁가 64수의 유일한 후계자..엽문과 막상막하의 무술실력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영화리뷰 '일대종사' 왕가위표 중국무술의 강렬한 미학!

일대종사5

 

두 사람의 무술 대결...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끝나게 되고~ 엽문은 궁가 64수를 다음 기회에 꼭 봤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에 궁이의 아버지는 아끼던 제자 아삼에게 배신당해 죽게되고 궁이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 자신의 미래를 던져버리게 되죠.

 

목숨과 가문의 명예를 건 복수...궁이에게 이것은 가혹한 미래이기도 했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평생 결혼도 못하고..평생 무술을 전파하지도 못하고..

 

일대종사6

 

영화 '일대종사'의 하이라이트이자 최고의 명장면은 바로 기차역에서 벌어진 궁이와 아삼의 맞대결이었죠. 액션도 액션이지만 영상이 너무나 아름다웠고...이 장면에서 몰입도가 최고조에 올랐습니다^^

 

일대종사7

 

추운 겨울 눈발이 날리고 연기가 모락모락피어나는 가운데 기차는 달려가고~ 거의 막상막하의 대결끝에 궁이의 일격에 일선천은 달리는 기차에 쳐박히고 중상을 입게되죠.

 

하지만 알고 봤더니 궁이도 아삼에게 심한 내상을 입은 상태..그 때문인지 원래 병약했는지는 모르지만 궁이는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녀의 죽음과 동시에 궁가 64수도 맥이 끊기게 되었네요.

 

그전에 엽문을 마지막으로 만나서 좋아한다는 고백...엽문도 그런 마음을 알고 있었을테죠. '무술'에 있어서는 서로 많은 교감을 나눴던 사이이기에..이루워지지 않은 사랑이 더욱 안타까웠다는..

 

일대종사8

 

양복을 입고 일본군 앞잡이들을 소탕하는 일선천(비중이 너무 약해서 왜 나온건지 이해가 안가는 캐릭터)

 

어느날 일본군에 쫓기다가 기차로 숨어들었는데..우연히 궁이와 마주치게 되죠~ 궁이가 위기상황에서 그를 구해줍니다.. 

 

일선천도 그녀의 마음을 알았는지..아무말도 없이 떠납니다. 나중에 홍콩으로 가서 신분을 위장하고 이발소에서 일하게 되더라는 ㅎㅎ

 

이 영화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엽문주변의 인물들과 역사적인 사실들(중일전쟁 등)을 다룬 영화여서 그런지 중간중간에 단체사진을 찍는 장면도 등장하구요..

순차적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교차합니다. 인물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그들의 말투와 눈빛으로 캐릭터의 심리 묘사에 상당히 신경을 쓴듯..

 

무도인의 길이란 뭐길래..엽문은 죽는 그날까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홍콩에서 영춘권 전파에만 신경썼다고 하네요~ 

 

돌아온 왕가위표 영화의 느낌이 만나웠고..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였던 '일대종사'..시간나면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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