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계속 오는데... 잠이 들지 못하는 나...갑자기  "상실의 시대"의 대사 한구절이 생각나...책을 펼쳤다... 

 

"아마도 너무 오래 기다린 탓일지도 몰라. 난 굉장히 완벽한 걸 원하고 있거든. 그래서 어렵다고 생각해."

 

"완벽한 사랑을?"

 

"아니, 아무리 내가 욕심쟁이라지만 거기까진 바라지 않아. 내가 바라는 건 그저 내 마음대로 하는 거야. 완벽하게 내 마음대로 하는 것. 가령 지금 내가 자기에게 딸기 쇼트케이크를먹고 싶다고 하면 말이야,


그러면 자기는 모든 걸 집어치우고 그걸 사러 달려가는 거야. 그리고 헐레벌떡 돌아와서 '자, 미도리, 딸기 쇼트케이크야'하고 내밀겠지.


그러면 나는 '흥, 이런 건 이제 먹고 싶지 않아' 그러면서 그걸 창문으로 휙 내던지는 거야. 내가 바라는 건 그런 거란 말이야."

 

"그런 건 사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

 

"관계가 있어. 자기가 알지 못할 뿐이야"


"여자에겐 말이야, 그런 게 굉장히 소중할 때가 있는 거야"

 

"딸기 쇼트케이크를 창문으로 내던지는 행동이?"

 

"그래, 난 상대방 남자가 이렇게 말해 주면 좋겠어.


'알았어, 미도리, 내가 잘못했어. 네가 곧 딸기 쇼트케이크가 안 먹고 싶어지리라는 것쯤은 짐작했어야 했는데. 난 당나귀 똥만큼이나 바보스럽고 무지한 것 같아. 


사과할 겸 다시 한 번 다른 걸 사다 주지. 뭐가 좋아? 초콜릿 무스, 아니면 치즈 케이크?"

 

"그러면 어떻게 되지?"

 

"난 그렇게 해서 받은 것만큼 어김없이 상대방을 사랑할 거야"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랑이란 게 지극히 하찮은, 혹은 시시한 데서부터 시작되는 거야. 거기서부터가 아니면 시작되지 않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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