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6일 아침..캐나다 국경을 넘어서 로키 산맥쪽으로 장거리 여행을 시작했다.
사실 이날은 여행 일정이 거의 없고 차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실제로 갔던 관광코스라고 해봐야 해리슨 레이크(harrison lake)가 전부였으니까...
그런데 이동중에 갑자기 자동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영하 10도 이하의 날씨의 추위에 떨어야 했고..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야 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차안에서 찍은 위 사진속에 장소는 '프레이져 밸리'라는 지역이다.
추운 겨울임에도 파릇파릇한 녹색의 초원을 자랑한다. 중간에 오리인지 거위인지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도 보이더라.
로키 일주여행에서 우리가 탔던 15인승 밴은 승차감이 썩 좋지 않았다. 우습게도 첫날 앉았던 좌석이 여행 끝날때까지 앉게 되더라.
가이드 뒷좌석에도 앉아보고 싶었는데..우리는 계속 제일 뒷좌석에 앉았다. 사람들 참 이상함 ㅠㅠ 덕분에 눈치안보고 잠은 많이 잠~
캐나다 blaine 출입국 관리소에서 해리슨 핫 스프링스가 있는 곳까지 약 110km의 거리~
당연히 시차가 적응이 되었을리 없는 우리는 가이드의 이야기를 자장가 삼아 꾸벅꾸벅 계속 졸고 또 졸고 가끔 창밖을 내다보고 그랬다.
여행일정표에 명시되어있던 2일차 내용이다. 신부의 면사포를 닮은 브라이덜 폭포는 꽁꽁 얼어있어서 저게 폭포인지 아닌지조차 모르겠더라.
프레이져 밸리에서 중식을 한다고 되어있었는데 중식은 '호프'라는 작은 마을까지 이동해서 한식을 먹었다. 그외는 별다른 관광계획이 없었고 이동 경로도 똑같았다.
해리슨 레이크에 인접한 '핫 스프링스(hot springs)'에 내려서 산책을 하는 것이 이날 유일한 관광 일정이었다. 으~ 그런데 시애틀과 다르게 영하 8도 정도의 날씨 ㅠㅠ
오전 10시 10분쯤~ 해리슨 핫 스프링스 리조트 앞에 내린 후 약 30여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주변에서 산책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화장실도 가고..리조트 로비 구경도 하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서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던 것 같다.. 여행전 미리 날씨예보도 보고 예상은 했기에 패딩으로 무장했기에 견딜만 했다 ㅎㅎ
캐나다 해리슨 레이크는 BC주의 대표적인 휴양지라고 한다.
직경이 약 72km정도며 눈과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호수라고 한다. 첫인상은 마치..'바다'같다는 느낌~ 캐나다가 워낙 땅덩어리가 크다보니 이런 바다같은 호수가 상당히 많다.
산책하다가 만난 제일 예쁜 장소~ 벤치에 앉아있는 인물사진이 제법 괜찮게 나온다.
그런데 오래 있다보니 점점 추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리조트 로비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기로 했다.
몸속으로 전해지는 뜨거운 커피의 기운과 종이컵의 온기가 그나마 추위에 많은 도움을 주더라~
호숫가 일부분의 대비차가 워낙 커서 햇살이 많이 비추는 곳으로 이동했다. 다행히 해리슨 레이크는 전혀 얼어붙지 않는 상태~
저 멀리 보이는 하얀 설산이 신기할 뿐이다^^ 우리가 있던 여기는 잔디가 파릇파릇..
버드나무와 해리슨 레이크(harrison lake)~저기 오른편에 보이는 곳은 요트 선착장이다.
벤치에 앉아있는 로렌의 뒷모습~ 천편일률적인 인증샷보다 이런 사진이 훨씬 낫다^^
캐나다 해리슨 레이크(harrison lake), 황당한 차고장(로키 일주 7일-2일차)
커피를 마시며 해리슨 레이크를 바라보는 척~ ㅎㅎ
캐나다 로키 일주 여행에서 그나마 호수다운 경치를 구경했었다. 밴프쪽은 완전 꽁꽁 얼어있었고..그외는 그냥 차에서 바라보거나 컴컴한 새벽이라 구경조차 못함 ㅠㅠ
사진찍을 시간은 넉넉했지만...너무 추워서 해리슨 핫 스프링스 리조트 로비로 다시 들어갔다. '스파'가 있으면 언제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다.
이곳도 휴양지다 보니 실버타운같은 느낌^^ 굉장히 평화롭고 안전한 지역같은 분위기 ㅎㅎ
로비에서 화장실쪽으로 올라가면 커다란 곰인형도 보인다. 그런데 양손이 울버린이다~ 우리에게 주어졌던 30분여분이 끝나고...
해리슨 레이크에서 호프(hope)라는 작은 도시로 이동했다. 약 42km의 거리~
오전 10시 50분...달리는 차안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꽁꽁 얼어붙은 폭포줄기들이 보인다. 저게 브라이덜 폭포(bridal falls)라고..ㅠㅠ
호프에 도착하자마자 한국교민이 운영하는 'hope sushi'라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여기는 현지 여행사들이 공통으로 이용하는 곳인듯하다. 대형버스 2대도 있던데 모두투어, 노랑풍선을 통해온 관광객과 현지인 관광객이 함께 섞여있더라. 우리만 15인승 밴~
점심식사로 된장찌개를 먹었는데..돌아오는 여정에서도 이곳에 들려 비빔밥을 먹었다.
호프에서 메릿(merritt), 캠룹스(kamloops) 방향으로 가는 코퀴할라 하이웨이부터 사진과 같은 '설산'을 구경할 수 있었다.
자연산 크리스마스 트리가 셀 수도 없을만큼 지천에 널렸더라~ 가이드왈..이런 산이나 나무들은 별것도 아니니 사진찍지 마라고 ㅋㅋ
그런데...점심을 먹고 12시쯤에 출발한 자동차가 20분정도 가다가 산중턱에서 시동이 꺼져버리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1시간 넘게 차속에서 부들부들~(기온이 영하 10~13도 정도였을 듯)
가이드는 괜히 미안했는지 밖에 나가서 들어오지 않더라. 옷도 후리스같은거 하나만 걸치고 장갑도 안끼고...보는내내 불편한 느낌 ㅠㅠ
이곳 저곳 전화하다가 스마트폰이 꺼져서 우리가 가져간 보조배터리까지 빌러가고...한참이 지나서 한식점 사장님 부부가 각각 차를 1대씩 가지고 직접 데리러 오셨더라.
그 와중에 화장실이 급한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잊은채 노상방뇨를 해야 했다.
차를 기다리고 다시 한식당으로 내려오기 까지 1시간 반이상 걸린듯하다. 컴컴한 밤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내려오는 차도 남자따로 여자따로 타고왔다. 남자들이 탔던 차는 카시트가 없어서 바닥에 다리를 쭉 펴고 앉은채 꾸벅꾸벅 졸았음 ㅎㅎ
어떻게 보면 이런 것도 여행의 일부이긴 했지만..나중에 가이드의 행동이 좀 그래서 썩 좋은 기억으로 남진 않을 듯 싶다.
점심을 먹었던 호프 한식당에 다시 도착...거의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에 서둘러 숙소로 이동해야했다.
고장난 차량은 수리점으로 견인되고 벤쿠버에서 긴급히 가져온 또 다른 15인승 밴에 탑승했다.
가이드까지 바뀌는 줄 알았는데..차만 바뀌더라 ㅎㅎ (호프에서 캠룹스를 거쳐 두번째 숙소가 있는 샐몬암까지 311km)
캐나다 로키 일주 여행은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