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에 가면 저한테는 정말 특별했던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가 유난히 예쁘고 커피가 맛있다고 하기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저와 로렌이 같이 갈 때는 이상하게도 항상 카페가 문을 닫았더라고요.
반면에 로렌이 다른 지인과 함께 가면 항상 오픈 중 ㅎㅎ 아... 제가 운빨이 안 좋은가 봅니다. 그런데 드디어 최근 기장 카페녹녹을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지난 2022년 6월 18일 오후 3시 40분쯤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영업시간 조회가 가능하지만.. 너무 맹신하진 마세요~ 8월 내내 휴가라고 문을 닫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원래는 '갤러리 예동'으로만 운영되던 곳이었는데요. 언제부턴가 카페녹녹이라는 이름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가 갈 때마다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었는데.. 어? 주차장에 사람이 많네? 오늘은 문열었나보다...라는 느낌이 팍팍~ 오더라고요^^ 갤러리 예동의 철문을 따라서 들어갑니다. 바로 옆 장미꽃이 정말 예뻤습니다.
이곳은 중학생 이상부터 출입이 가능한.. '노키즈존' 카페이니까 괜히 어린애들 데리고 가셨다가 헛걸음 하지 마세요.
사각사각~ 기분 좋아지는 잔골재(?) 길을 걸어가면 테이블과 조그만 집(?)이 보입니다. 화장실인가? 강원도에서 봤던 그런 구조의 집인데.. 뭔지는 모르겠네요.
개 조각상 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기장 카페녹녹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더웠지만.. 하늘은 무척이나 파랬던 토요일의 오후^^ 카페녹녹은 마당도 넓고 한옥이 정말 멋집니다.
긴 테이블이 있는 이곳은 대기석인 듯.. 전화 예약은 따로 받지 않고 방문 순서대로 대기하고 주문을 받습니다.
주차장에 차가 꽤 많아서 혹시.. 앉아서 대기해야 하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금방 좌석 안내를 받았네요^^ 직원들은 정말 하나같이 친절합니다.
대기석 왼편으로 보이던 작은 오디오와 스피커..
저희가 안내받은 방은 아담한 편이었어요~ 에어컨도 정말 시원하게 잘 나오고 ㅎㅎ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나름 괜찮았고요.
카페녹녹의 유일한 단점은?
기장 카페녹녹에 여러 번 왔었다는 로렌이 극찬을 아끼지 않던 바로 그 미숫가루입니다. 여긴 놋쇠를 많이 사용하는 모양이에요~
'까만 아이스 미숫가루'인데요. 가격을 알게 되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이게 16000원??? 리얼리???
그리고 이건 제가 주문했던 아이스 핸드드립 커피입니다.
원두 종류가 '과테말라'였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이 커피도 가격이 사악합니다. 18,000원이었던 것 같음. 황동컵도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예전에 일본 갔을 때 저런 컵만 사용하던 카페가 있었는데..
이 정도 가격이면 웬만한 호텔 커피보다도 비싼 편인 것 같은데.. 가격 책정을 왜 이렇게 했는지 잘 모르겠네요. 미숫가루도 커피도 맛은 정말 괜찮았었는데.. 이 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왼쪽 방에 있는 아줌마들이 너무 목소리가 커서 조금 짜증이 났지만.. 에어컨이 빵빵한 공간에서 맛있는 미숫가루,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차분해지는 느낌~
남들은 카페에 들어가기만 하면 기본 1시간 이상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주문한 음료만 마시고 나오는데 30분도 안걸린거 같아요 ㅎㅎ
갤러리 예동이라는 이름답게, 한옥 내부 여기저기에 조형물이 많이 보입니다.
이제 밖으로 나가서 경치 감상을 해보기로 합니다. 확실히 한옥의 대청마루와 처마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고유의 멋이 느껴지네요.
자주 방문해서 커피를 마시기에는 많이 부담스러울 것 같지만.. 기장 카페녹녹은 경치는 정말 예쁩니다. 어떻게보면 경치 감상 + 운영관리비 + 입장료라고 볼 수 있겠네요.
카페녹녹 건물 오른쪽으로 가보니 담장 너머로 또 다른 조형물이 보입니다.
지도로 확인해보면, 이곳의 부지 면적이 적어도 1,000평 이상은 될 것 같은데.. 카페녹녹이 자리잡은 한옥건물은 약 56평 정도 되더라고요. 관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관리하기가 보통일이 아니겠죠~
이 쪽도 원래 길이었는데.. 일부러 문을 폐쇄해뒀더라고요. 사각사각~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산책하기에도 딱 좋은 공간인듯 하네요. 저게 화산송이였으면 제주도 느낌도 물씬 풍겼을지도..
야외에도 듬성듬성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아무리 경치가 좋더라도 덥거나 추우면 내부 공간이 훨씬 좋겠죠^^
언젠가는 이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도 이제 마음 한편에 자리잡는 중입니다. 열심히 돈 벌어야죠 ㅎㅎ
밖에서 보니까.. 시끄럽게 수다 떨던 아줌마들이 앉아있던 방이 저곳이었군요. 경치는 저 방이 제일 괜찮은 것 같긴 합니다. 저희 부부는 기장 카페녹녹에서 약 40분정도 있었던 것 같네요
어쨌거나, 카페녹녹 입성에 성공! 그런데 다 좋긴 한데 가격이 부담스러운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다음에 또 갈 수 있을지..(※ 영업시간 : 일요일, 월요일 휴무, 화~토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