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크론병 합병증으로 4일 입원했던 후기

곰가든 2024. 8. 26.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과 연결된 부위 어디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소장에 크론병 염증이 있고 그게 좁아지지 않기 위해서 관리를 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살다 보면 마음대로 잘되지 않더라고요.

 

 

약 또는 주사도 주기적으로 잘 맞고, 운동도 적절히 하고~ 음식도 가려먹고 과식도 자제해야 하는데..그러지 않았던 탓인지 어느 날 갑자기 배가 더부룩하고 속이 굉장히 답답해졌습니다.

 

갑작스런 증상의 시작

 

크론병-합병증-응급실

예전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응원실에 갔다가 개고생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그냥 '진통제+수액'으로 자연스럽게 치료가 되더군요.

 

당시에 응급실 의사분은 '장폐색'이 의심된다고 해서 그냥 웃고 넘기기도 했는데..이번에 또 같은 상황을 겪고 입원까지 해보니 실제로 장폐색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였죠~

 

2024년 8월 8일, 평소와 똑같이 잘먹고 아침에 사무실에 앉아있는데.. 이상하게 배가 굉장히 불편 느낌이 들었습니다. 속도 울렁거리고..왼쪽 배, 옆구리가 꼬였다가 풀어지는 느낌이 반복했고요.

 

억지로 구토까지 했는데.. 전날 먹은게 거의 없다보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더군요. 배가 꼬인듯한 느낌은 계속 지속되었고 폭염탓도 있었지만..평소와 다르게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습니다.

 

도저히 참지 못해서 가까운 내과에 갔더니 딱히 엑스레이 등의 검사없이 처방만 해주길래.. 주사실에서 수액 좀 맞고 가게 해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조금 잠잠해지더라고요.

 

그 날 집에가서는 '죽'을 사먹었는데..우와 먹으니까 또 배가 슬슬~ 꼬인 느낌이 반복하면서 입맛조차 완전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거의 먹지도 못하고 밤새 침대에서 굴르면서 잠을 뒤척였죠.

 

동네 내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다음 날(2024년 8월 9일) 출근을 못하고.. 집근처에 있는 내과를 바로 찾았습니다.

 

크론병-합병증-입원-엑스레이

엑스레이를 보시던 의사분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거 뭔가 이상하다 장이 막혀있는 느낌이라고..하시더군요.

 

이 병원에서는 당장 해줄 수 있는게 없고 의뢰서를 작성해줄테니.. 종합병원 응급실 또는 외래진료를 받아보라고 권했습니다.

 

결국, 응급실 행~

 

고통은 점점 심해지고..곧바로 종합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의뢰서가 있으니 낮에도 응급진료를 쉽게 받을 수 있었군요.

 

바로 엑스레이, CT촬영을 했더니.. 예전과 마찬가지로 '장폐색'이 의심된다. 사진상으론 일부 '협착'도 있는 상태다. 크론병은 언제부터 진단받았느냐 등등의 이야기를 주고 받았죠.

 

'진통제' 덕분이었을까요? 통증은 굉장히 많이 진정되었습니다. 그런데...이상하게도 예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장이 꼬인 고통이 되살아나는 기분~

 

한참있다가.. 창원 파티마병원 내시경 센터까지 올라가서 담당 의사분과 미팅을 했는데요. 4일정도 입원하면서 약물치료를 받아보자고 권했습니다.

 

의사 소견으로는 소장에 있는 크론병 염증이 소장을 좁게 만든게 주원인이며, 그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한거였죠. 그러다보니 위로 연결된 장기들이 부어있고 가스가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창원 파티마병원 4인실 입원~

 

입원하고 2일째까지는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진통제가 없이는 잠을 이루기 곤란한 상황까지.. 엎드려있다가 누워있다가를 반복.. 에어컨이 빵빵한 상황에 땀도 흘리고. 배속에 있는 가스가 조금이라도 빠져나올 기미도 보이지 않고..

 

크론병-병원-입원-수액-영양제

퇴원하는 날 아침까지는 계속 금식이었습니다. 영양제 주사때문에 크게 배가 고프고 그런건 없어서 다행이었죠.

 

같은 입원실에 있던 사람들은 식사시간 때마다 쩝쩝 거리고..자다가 똥싸서 냄새도 풍기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보니..내 몸에서 나는 악취까지 섞여서 둔감해짐)

 

저 같은 경우는 땀을 상당히 많이 흘렸는데..퇴원하는 날까지 옷도 안갈아있고~ 머리도 못감으니 너무 불편했습니다. 했던 건, 세수..양치 정도~

 

크론병 합병증 처방

 

 

매주 휴미라 주사를 맞고 있었지만.. 급성으로 찾아온 합병증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했습니다.

 

크론병 치료 전용약인 '펜타사'와 케이캡정, 무코스타 서방정을 입원중에 복용해야 했어요.

 

크론병-합병증-치료-처방약

휴미라를 맞으면서 펜타사는 끊었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 또 다른 느낌~

 

크론병-치료-펜타사

그런데 간호사들이 계속 주사 관련 질문을 해서 짜증났습니다.

 

주사는 언제 맞느냐? 주사는 어디에 있느냐? 가져올 수 있느냐 등등.. 맞아야 하는 날짜가 정해져 있고 퇴원하는 날이 주사 맞는 날이라고 하니. 그제서야 잠잠..

 

그런데 펜타사 이외의 다른 약이 상당히 독한지.. 살짝 속이 매쓰껍고 어지럽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더라고요. 빈 속에 먹으면 더 안좋은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는데.. 의사 처방인데 믿어야죠~

 

그렇게 지내다보니.. 3일째(일요일부터는) 통증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속이 이전보다 훨씬 편해졌고.. 가스도 간간히 나오고~

 

4일간 입원중에 했던 일

 

병원-입원-맥북

워낙 재미 없는 곳이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이용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영화 및 애플TV를 보다보니.. 지루하지는 않더라고요. (이어폰이 없어서 편의점에 내려가서 구매하기도 ㅠㅠ)

 

금식을 하다보니.. '생수'나 '이온음료'만 마시면서 속을 달랬죠.

 

4인실-입원-개인-락커

4인실이지만.. 개인 락커라 별도로 있어서 좋았습니다. 창원 파티마 병원은 리모델링 확장 공사를 한지 꽤 되었는데도 상당히 깨끗하게 잘 관리가 되고 있더라고요. 굉장히 쾌적한 느낌~

 

4인실-입원-개인-미니-냉장고

게다가 미니 냉장고까지 개별입니다. 어떤 병원은 다인실에서 하나의 냉장고를 공유해서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이건 정말 마음에 들더라고요.

 

퇴원하던 날

 

2024년 8월 12일, 계속 금식하다가 퇴원하는 날 점심에 비로소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병원비가 많이 들진 않았네요. 진료비, 입원비, 식비 포함 총 176,480원~(희귀난치성질환 산정특례 적용)

 

퇴원날-먹은-미음-스프-요플레

'미음'이라고 해서 그것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크림스프와, 오렌지 쥬스, 요플레까지 나오더라고요. 양이 너무 적어서 아쉽긴 했는데..빈 속에 너무 자극적인 것들을 먹으면 안된다고 해서..이후 몇일간은 '죽'만 먹었습니다.

 

이렇게 2번씩이나 응급실에 가고 입원까지 하다보니..정말 몸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큰 결심을 했죠. (몸무게가 4~5kg나 줄었네요)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해가 된다면 과감히 끊어버리자고.. 그래서 탄산음료, 인스턴트 음식을 되도록이면 먹지않고.. 평소 급하게 많이 먹던 식습관까지 바꾸기로...

 

퇴원후, 의뢰서를 가지고 원래 진료를 받던 서울 아산병원까지 가서 외래진료를 다시 받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지방 병원에서는 굉장히 큰 문제라고 인식, 서울쪽 병원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소극적 반응)

 

결론적으로, 크론병은 겉으로는 멀쩡해보여도 완치가 되는 병이 아니니.. 정해진 날에 약투여를 잘하고~ 평소에 음식 조절을 잘해야지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 듯 싶네요.

 

환자의 의지가 달린 문제이며.. 또 이런 문제가 자주 반복되면 외과 수술(소장 절단)를 해야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크론병의 증상과 원인..그리고 진단법

 

크론병의 증상과 원인..그리고 진단법

지금은 아니겠지만..수년전만 해도..'크론병'이라는 질병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습니다. 필자도 이 질병 진단을 받았을때 그런 병이 있는지 처음 알았을 정도니까요^^ 벌

gong6587.tistory.com

✅크론병의 치료방법(약,주사)과 몇가지 궁금점들

 

크론병의 치료방법(약,주사)과 몇가지 궁금점들

지난번 크론병의 증상과 원인에 관련된 포스팅에 이어서 이번 시간에는 크론병의 치료방법과 그외 몇가지 궁금한 점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소화기내과에서 크론병을 치료하는 일반적인

gong6587.tistory.com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희귀난치성질환) 재등록 방법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희귀난치성질환) 재등록 방법

지방에서 서울까지 병원을 다닌지도 어느새 5년이 훌쩍 넘었나 봅니다. 얼마전에 국민건강보험에서 '산정특례'에 대한 재등록 실시 안내문이 날아왔더라구요. 필자는 '크론병'환자인데요. 가수

gong6587.tistory.com

✅휴미라 자가 주사(펜타입) 사용방법

 

휴미라 자가 주사(펜타입) 사용방법

크론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경험상 '주사'요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작년(2014년)에 병원을 다른 곳으로 옮긴 이후, 거의 1년 동안 2주에 한 번 간격으로 '휴미라'라는

gong6587.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