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투방수 공사업체 맹신은 금물

수개월 전쯤에, 관리 중인 건물의 공동 계단실에서 대리석이 젖어가는 이상한 누수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개인적인 짐작으로 보건대, 특정 세대의 다용도실의 바닥 방수가 망가진 상황에서 세탁기 쪽 바닥에 물이 역류해서 물이 넘쳤고 밑으로 흘러 흘러가다가 세대 현관문 앞 대리석을 젖게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고.. 최근에 비가 거의 오지도 않기 때문에~ 이건 아무리 봐도 화장실이나 발코니 쪽은 절대 아닌 듯했습니다. 그렇다면 배관 누수였을까요?

며칠 동안 계속 지켜봤으나, 미세한 누수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모를 정도였지만, 저와 세입자는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젖은 상태가 마르지 않고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증상이 심각해서 공사를 급히 해야 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명확한 원인이 알고 싶어서 전문 '누수탐지'업체를 섭외했습니다. 회사라고는 하지만 실제 직원은 사장 본인과 젊은 사람 2명인 것 같더군요.

처음에는 사장이 바빠서 못 온다며 다른 직원을 보냈는데, 집 내부 밸브를 하나둘씩 잠가보면서 외부 계량기 상태를 점검하더니 자기 생각에는 보일러 쪽은 아닌 것 같고 급수배관이 의심된다고 했습니다.

그다음 날 사장이 직접 방문했는데요. 2명이서 열심히 이리저리 왔다~갔다~ 아무도 없는 옆집 비번까지 알려달라고 해서 내가 책임지고 열어줬으나 결론은 아무 이상 없었네요.

그런데 나중에 세탁기 밸브를 잠가놓고 그냥 가버리는 바람에 오해를 받기도... 하여간 이런 식으로 마무리가 허접한 업자들은 미리 걸러야 합니다.

이 날 누수탐지 기계까지는 동원하진 않았지만... 탐지 결과 여부를 떠나서 탐지 비용은 청구한다고 하는데 이게 무슨 말일까요?

블로그에는 누수원인 못 찾으면 비용이 0원이라며 자신 있게 이야기하더니 실제로는 말이 달랐습니다.(출장비까지 요구)

수십 년간의 경험으로 볼 때, 배관 쪽은 아니고 화장실이나 다용도실 방수문제라면서, 지금은 세입자가 살고 있으니 바닥을 전부 깨내고 방수+타일 재시공까지 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민폐라며 '침투 방수'를 권하더라고요.

침투방수 공사업체 제발 믿지 마세요

그래서 침투방수 금액이 얼마냐고 했더니 화장실 변기, 유가 보강 후 침수 방수액 뿌리는 과정까지 면적에 상관없이 '건'당 60만 원이라는 이야기에 당황함.

그러면 이렇게 시공할 경우, 절대 누수가 안 되냐? 만약에 또 누수가 되면 어떻게 하냐? 하자 보증은 해주냐? 고 물었더니 하자보증까지 하면 절대 그 가격이 될 수 없다며.. '건'당 90~100만 원이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결국,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이라 일단 돌려보냈고 다른 비슷한 업체들에게 같은 상황을 의뢰했죠.

하나는 첫 번째 업체와 비슷한 실적을 갖고 있는 설비업체였는데요. '침투 방수'를 이야기를 꺼냈더니 100% 누수 방지는 안되고 70% 정도는 누수를 잡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건'당 80만 원이라고 합니다. 정말 웃긴 사실은, 하자보증 이야기를 꺼내니 전혀 보증이 없다네요. 침투 방수는 1회성 공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

아니... 공사업을 한다는 사람들이 침투 방수에 대한 '확신'이나 '자신'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인데.. 소비자가 호구도 아니고, 보증이 없다거나 보증하려면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는 말이 제대로 된 업체의 마인드일까요?

세 번째 업체는 방수공사 관련 체인점 같던데.. 블로그를 살펴보니 침투 방수를 했던 실적이 일부 있긴 한데.. 문의를 해보니 어버버 버버~ 잘 모르겠다는 말투로 나중에 전화 준다고 해서 짜증, 차단시킴.

마지막으로 의외했던 업체는 단순한 침투 방수가 아니고 '매직 젤'이라는 특이한 재료를 활용해서 인젝션 방식을 사용하는 업체였습니다.

다름 자부심도 있고.. 전국적으로 실적을 쌓고 있던데.. 그 방식만 보면 확실히 화장실이나 다용도실 타일 시다지 쪽을 충분히 방수 보강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사진도 보내주고 현재 상황까지 알려준 다음, 금액을 물어보니 건당 무려 200만 원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금액이 나오는지 모르겠으나, 시공시간도 엄청 짧은데.. 재료 단가가 비싸서 그럴까요? 아쉽지만 이 업체도 포기.

침투 방수 업체를 통한 공사는 제외했고, 세입자가 이사 간 다음에 바닥을 깨고 방수+타일 시공을 다시 하거나 타일 줄눈 방수제(마페이, 칠만 등)를 사서 직접 발라보려고 했습니다.

만약 이 방수제들이 효과가 있다면,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겠죠.(실제로 효과는 있습니다)

참고로, 침투 방수 업체들에게 문의하면서 알게 된 금액들은 모두 부가세 별도 금액이라는 사실입니다. 정상적인 견적서를 요청하면 이상하게 꺼려하는 경향도 있더군요.

뭐 좀 물어보면 '잘 몰라서 하시는 말씀인데..'이렇게 무시하는 듯한 소리만 하고~ 제 경험상 침투 방수 공사업체들은 절대 믿을 수가 없으니.. 공사를 계획 중이신 분들은 꼭 참고들 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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