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사실 이 영화는 평이 괜찮은 편입니다..제목만 봐서는 왠지 코믹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살인사건"이 어떻게 벌어지는가?를 영화제목으로 사용하여 제목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과연 이게 어떤 사건일까? 김복남이 누구지?라는 커다란 호기심을 갖게만드는 효과를 노린게 아닐까요?

 

저 또한 영화평이 괜찮아서 였기보다는.. 그런 궁금증유발로 보고자 하는 맘이 있었지만.."잔인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정도를 알기 위해 접하게 된 영화였죠..

 

사실 본지는 몇달이 된것 같은데 이제서야 이렇게 리뷰를 올려봅니다..^^

 

 

어디선가 본것 같으면서도...주인공엔 전혀 어울리지 않던 이 여자..

 

은행원인데... 부하 직원에 대한 질투+ 오해+ 불안감 등으로...휴직을 하게 되고..그러던 와중에 어릴때 자신의 고향이었던 외진 섬으로 머리도 식힐겸해서 훌쩍 떠나게 됩니다..

 

 

어렸을때 친구를 만나게 된 복남의 환희와 기쁨..이 환한 미소속엔 어떤 마음이 들어있었을까요?

 

아마도..자신이 유일하게 기댈수있는 믿을수 있는 친구와의 상봉이 복남이에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겁니다..

 

끊임없이 보내던 편지에 친구가 뒤늦게 반응해준 기쁨의 표현이었을수도 있구요. 아무튼 복남의 입장에선 자기 편이 하나 생긴 느낌(?) 정도..

 

 

인간 말종같은 형제놈들...하긴 이런 외지고 경찰한명 없는 섬에 무슨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모를듯합니다..

 

복남이가 낳은 딸마저도..친아버지가 아닌이유로..성적인 희롱을 당하기도 합니다...아무것도 모르는 어린딸은 그마저도 사랑받는다면서 좋다고 합니다..헐..

 

 

악마같은 두 형제에게 모진 학대와 성폭행을 당하며 사는 복남...

 

이런 그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곳은 오직 복남의 소꿉친구뿐...복남은 그녀를 통해 이 섬을 벗어나고 싶어합니다..하지만 과연 그게 껌뱉듯이 쉬운일일까요?..

 

정말 불쌍하기만 합니다..어떻게 이런 고통을 견디며 살아온걸까요?..그 인내력이 무서울정도..

 

 

육지에서 데러온 다방아가씨와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정말 대단합니다..

 

어떻게 본처랑 딸이 보는데서 뻔뻔하게 저럴수가..복남은 이마저도 참고 견디는걸까요? 아니면 나중에 터뜨리려고 꾹꾹 쌓아두는걸까요?..

 

 

기둥하나를 사이에 두고 묘한 대조를 이루는 두사람...다방아가씨가 무슨죄? 복남이 참으로 불쌍하단 말밖에 못하겠군요..

 

복남역을 맡은 서영희가 결국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었죠..하긴 영화속에서 연기다운 연기는 그녀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친해진 복남딸과 복남 친구...

 

"김복남"..내가 그녀의 입장이라면...

 

초등학교 4학년으로 나오는듯하군요...근데 이 섬에 학교가 있었나?...매일 배타고 왔다갔다?? 그건 아닌듯한데 음...독학?


 

복남의 죽은 딸때문에 육지에서 왔던 어떤 공무원(?)...복남의 행동에 그녀의 말과 행동이 진실이 아닐까? 의심을 하기도 하지만..마을 사람 누구하나 그녀의 말에 동조해주질않습니다..

 

오히려 미친여자 취급을 받게 됩니다..복남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친구마저도 외면해버리죠...

 

이게 바로 복남이 그동안 쌓아왔던 분노를 폭발시키는 결정적인 촉발제가 된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외면하는 장면이 후반부에 나오기에 조금은 오해를 하기 쉽습니다..뭐야? 갑자기 왜 저럴까? 이런 식으로 말이죠..

 

 

늙은 마을 사람들은 앉아서 노는데 복남이 혼자서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감자를 캐고 캐고 또 캐고 주워담고 자루에 담아 옮기고..그 장면이 여러번 스피디하게 반복되는데...

 

여기서 정말로 솔직히 쌩뚱맞다고 느낄만한 분노의 폭발이 어어집니다..

 

바로 여기서 왜 저러지? 너무 뜨거운 햇살에 땀을 너무 흘려서 미쳐버린걸까?...무슨 영화편집을 이따위로 한거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녀가 이 땡별에 혼자서 감자를 캐서 자루에 담은건..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했던 행동이었죠..바로 사람들이 눈치전혀 못채게..시체를 덮어버릴 무언가가 필요했던것이죠...

 

 

그녀의 엽기적인 낫부림은 바로 옆에 놀고 먹던 노인들로 부터...피의 학살이 진행됩니다..무표정하게 자비심하다 없이 그들을 처단할때 복남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이미 자포자기한 그녀는 끝을 보고싶었나봅니다..

 

육지에서 섬으로 배를 운행하던 그놈도 결국은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복남과 딸을 육지로 도망시켜준다고 하고 남편에게 먼저 일러바치고 복남이 개패듯두들겨맞게 만들 장본인이었기 때문이죠..

 

어쨌던 이 영화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몇몇빼고 다 인간같지 않는 사람들뿐...
 

 

성욕에 굶주린 또라이 시동생을 처단하기 직전...가장 잔혹하게 죽임을 당합니다..그 와중에도 복남의 엉덩이를 만지는 한심한놈..


 

평생 복남을 개만도 취급하지 않았던 남편의 최후...복남을 두들겨패고 된장바르면 낫는다며 헛소리하더니 결국 똑같이 당하고 마는군요...

 

된장 발라라던 남편의 목소리...그 말이 복남의 가슴속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얼마나 아팠으면 저렇게 된장산을 만들었을까요?

 

결국 복남은 자신을 괴롭히고 외면했던 마을사람들을 몰살하고...육지로 나가 소꿉친구를 찾아갑니다..피리를 주면서..그녀에게 기대며.."넌 너무 불친절해"라고 말하던 복남..

 

은행원인 소꿉친구는 죽임을 당하지않습니다만...이전과는 달리 당당한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맺음을 합니다..

복남의 살인사건을 통해서..어느새 변해있는 자신을 발견했던건 아니었을까요?

 

누군가가 누군가의 목숨을 끊는다는건 해서는 안되는 일이겠지만..누구라도 복남의 입장이었다면.. "정당성"이 부여되었을수도 있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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