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케밥을 맛있게 먹고 찾은 카파도키아의 관광코스는 '괴레메 야외박물관'입니다. 터키 카파도키아에 가면 누구나 필수적으로 찾게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바위를 하나하나 쪼개고 깎아서 만든 동굴거주지와 교회가 있기로 유명한데..이날 처음으로 가이드의 설명을 이어폰을 꽂고 듣는 '수신기투어'를 경험하게 되었어요
오래전에 패키지여행을 갔을때는 가이드만 열심히 따라다니다가도 놓치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았는데, 요즘은 이렇게 수신기를 사용한 투어가 진행되더라구요..
그래서 꼭 가이드를 바라보면서 가까이에 있지 않아도 주변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으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상세히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패키지 여행시 여행사에서 제공되는 수신기를 파손하거나 분실하면 배상해야 하니 조심!)
여기가 카파도키아 괴레메 야외박물관의 출입문이에요~
터키여행은 이스탄불 지역이외의 지방에서는 터키인 로컬가이드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한국인 현지가이드가 있어도 뭔가 제한된 사항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수신기투어도 몰래몰래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아무튼 로컬가이드가 있으니가 정말 우리 일행들은 편했던 것 같습니다.(특히 입장권을 미리 구매해놓고 미리 대기해서 거의 줄을 서지 않고 입장할때 굿!)
로컬가이드가 나눠줬던 괴레메 야외박물관의 입장권(1인당 20리라)이에요~ 터키는 입장권의 규격이나 제조사가 모두 동일한 것 같네요..당연한 이야기지만..요금을 징수하고 사용 가능한 장소만 다를 뿐이죠.
입구에 들어선 순간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던 뽀쪽한 산모양의 거대한 바위..구멍이 쑹쑹~있는 부분이 인간이 직접 손으로 깨서 만든 주거 공간이라고 합니다.
돌자체가 '응회암'이었기에 가능했지..만약 다른 바위였다면 불가능했을런지도 모르죠. 여기서 잠시 카파도키아 괴레메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 살펴볼까요?
8세기부터 9세기 전반에는 비잔틴 제국에서 일어난 '우상파괴' 운동때문에 수많은 초기 벽화들이 파괴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상파괴 운동에도 불구하고 10세기 무렵에는 동굴 속에 건설된 성당과 수도원의 수가 360개를 넘었으며, 11세기에는 인구가 무려 7만에 육박했다고 전해온다고 하네요.
이곳에 있는 교회들은 통풍구, 채광구..그리고 입구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특징이 없어서 외부에서 볼 때는 인간이 이곳에 살꺼라는 생각을 할 수조차 없었죠.
내부로 들어서면 손으로 직접 깎고 다듬은 공간 안에 화려한 프레스코 벽화들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동굴의 특성상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서 프레스코화들이 지금까지 선명하게 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상파괴 운동 때문에 얼굴들이 훼손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죠.
교회들은 저마다 독특한 애칭으로 불리는데... '사과 교회', '뱀 교회', '샌들 교회' 등 그 이름에 얽힌 유래를 알아가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주위를 둘러보면 곳곳에 저런 동굴들이 보입니다.
실제로 동굴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터키정부에서는 붕괴 위험대문에 이주를 권장하고 있으나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집이라고 그들은 쉽게 떠나지 못한다고 하네요.
기회가 되면 일반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동굴집에 가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것같은데..'패키지'여행이라서 ㅎㅎ 그냥 생각만..
한 20여분의 수신기투어를 끝내고 약 30분정도 자유시간이 주어졌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그늘로 숨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더운 날씨 ㅠㅠ 몸에서는 이미 땀냄새가 폴폴~~
그래도 비싼 돈주고 터키라는 나라까지 왔는데..결국 나중에 남는건 사진뿐이라고 열심히 셀카샷도 찍고 곳곳의 배경을 담아가려고 노력했었죠.
카파도키아는 원래 로마의 동맹국이었지만 점차적으로 속국이 되면서 독립성을 잃어갔습니다.
BC 6세기의 문헌에 의하면, 그 당시 카파도키아는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조로아스터교가 널리 퍼져 있었다고 합니다.
BC 190년 로마가 마그네시아에서 승리할때까지 셀레우스 왕조의 세력권에 카파도키아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그 이후는 로마에 충성을 바쳤고 11세기까지 동로마제국의 보루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죠.
야외박물관이라는 이름처럼..내부보다는 바깥이 오히려 볼거리가 많습니다. 어디를 배경으로 찍더라도 다 멋지니까요.
우리가 아는 것처럼 터키는 비단길(실크로드)의 중간거점이었고, 동서문명의 융합을 도모했던 대상들의 교역로로 크게 번성했습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형성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었는데..그 이유는 그리스도 교인들이 로마시대 이래 탄압을 피해 카파도키아로 몰려와 살았기 때문이에요.
현재 괴레메 지역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암굴교회와 수도원들은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아직도 이곳에는 수천 개의 기암에 굴을 뚫어 만든 카파도키아 동굴수도원이 남아 있죠.
아이폰 파노라마 기능을 찍어본 괴레메 야외박물관의 전경..
약 3백만년 전에 격렬한 화산 폭발이후 이 지역에는 두꺼운 화산재가 쌓이고 굳고 수십만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지각변동을 거치며 비,바람에 쓸려 풍화되어 갔고 이러한 기암들이 생성되었던 거죠.
저희는 사과교회 외에는 들어가보지 않았습니다. 시간관계상 야외에서 사진찍기도 바빴거든요 ㅎㅎ 사진속에 보이는 저 곳에도 실제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화산재가 굳어진 응회암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사람이 굴을 팔 수 있을 만큼 부드럽다고 하는데, 날카로운 돌을 이용해서 절벽을 뚫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곳은 훌륭한 요충지가 되었죠.
터키 패키지 여행 카파도키아 괴레메(세상에 공개된 어둠의 세상)
위에 올라가서 찍은 기념샷^^ 아~강렬한 햇살! 덥다 더워..
이 지역에 처음으로 살았던 사람들은 로마의 박해를 피해 건너온 기독교인들 이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암벽과 바위 계곡 사이를 깎고 다듬어서 교회뿐만 아니라 마구간이 딸린 집들과 납골소와 성채를 만들고 심지여 지하도시(데린쿠유)까지 건설했다네요.
실제로 보면 카파도키아는 오랜 세월동안 '자연과 인간이 공들여서 만든 걸작품' 그 자체입니다.
사진속에 담아오진 못했지만..각 교회내부로 들어가보면 기독교인들이 프레스코화를 벽과 천장에 그려두었는데...비잔틴 제국에 의한 성상 파괴운동과 이슬람 제국에 의해서 많이 훼손되었다고 합니다.(특히 예수의 얼굴 등)
그리고 벽이 무너져서 내부가 훤히 보이는 교회가 있더군요.
나무그늘 아래서 잠시 쉬다가 찍어본 사진~ 대비차가 심하네요..
사실 이번 터키여행때 광각렌즈 하나만 가지고 갔었는데..풍경찍기는 좋았는데~ 조금 불편한 점도 있더라구요.
로렌이 서있는 이곳...여기가 정말 지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초현실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외부로 노출된 넓은 바위 계곡들이 '야외박물관'이라는 이름이 허세가 아님을 증명한 것 같네요.
이날 오후의 카파도키아 패키지 여행코스는 아래와 동일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여행을 가보면 일정 그대로 진행하지 않고 가이드가 현지상황에 맞춰서 조정을 하니까..똑같지 않다고 따질 필요는 없어요(결국 다 갑니다^^)
원래는 데린쿠유는 가지 않고 2곳만 갔다가 호텔로 바로 들어가는 일정이었는데..데린쿠유까지 모두 가게 되었습니다.
위 내용을 보면 설명은 두줄 뿐인데..실제로 가장 많이 머물렀던 곳은 괴레메 야외박물관 이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데린쿠유는 가긴 갔는데...가이드만 정신없이 쫓아 다닌다고 사진한번 못찍었음 ㅠㅠ 우치사르라는 곳은 호텔가기 직전에 잠시 내려서 발도장만 찍었구요 ㅎㅎ
데린쿠유의 입장권입니다. 터키의 입장권 대부분이 저렇게 똑같이 생겼는데. 관광지 이름만 다를뿐이에요~ 바코드로 입장권을 인식하거나 절취해서 입장하는 방식이죠.
데린쿠유는 한번 지하로 내려가면 그 안이 미로처럼 복잡해서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패키지로 여행을 갔다면 반드시 가이드를 잘 따라 가야 하는데, 내부에 사람이 너무 많았던 관계로 쉴틈 없이 계속 걸어야 했기에 내부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었어요
(그 와중에 꼭 끼어드는 개념없는 터키인 커플들도 많더군요..뒤에 사람이 오는것도 신경안쓰고 사진찍기 바쁨)
다행히 가이드를 잘따라주어서 저희 일행중 누구도 낙오한 사람이 없었네요 ㅎㅎ
그런데 통로가 낮아지고 좁아지고 그러다보니 약간 공포스러움이 느껴진다는~ 혹시 폐쇄공포증이 있는 분이라면 절대로 들어가시면 안됩니다.(남은건 저 입장권뿐이고 찍었던 사진 한장없는데 설명을 참 길게 한듯ㅋㅋ)
데린쿠유(지하도시)는 '깊은 우물'이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개미굴을 만든 것처럼(그래더 더 흥미롭죠) 지하속에 약 2만명을 수용했다고 하는데..지하 55m(8층높이)까지만 일반에게 공개중이에요~
지하도시에는 미로 같은 통로를 따라 환기용 배기구와 저수조, 식량 저장고 등 인간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었죠.
외부와 단절된 폐쇄공간이었기에 그만큼 규율도 엄격했고..이를 어길시 엄벌에 처했다고 합니다.
이날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우치사르(비둘기)계곡이에요.
여기는 정말 '잠시' 내렸다가 다시 버스에 올라탔던 것 같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곳...저 멀리 보이는 곳이 '우치사르'성이라는 요새에요.
이 요새는 15~16세기경에 비잔틴 제국의 군인들이 만들었다고 하는데..바위 표면에 수많은 구멍들은 놀랍게도 모두 비둘기집이에요. 수도사들이 이곳에서 비둘기를 키우며 살았다고 합니다.
비둘기는 이곳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고 하는데요..
첫번째는 식량으로 사용했고,두번째는 비둘기똥을 말려 땔감용으로 사용했죠.(카파도키아는 한낮에는 뜨겁고, 해가지면 기온이 훅 떨어지는 곳이기에, 비둘기똥은 자연스럽게 수분이 다 빠져 단단하게 굳어짐)
하나투어 버스 창문쪽으로 보여지던 풍경..오랜 세월 풍화로 생긴..마치 우유가 흘러내린 느낌의 저 계곡은 어디 일까요?
아무튼 이 지역은 모두 그림 같은 풍경만 가득하더라구요~ 터키 패키지 여행의 다음 이야기는 또 계속됩니다^^
✅터키 패키지 여행 카파도키아 동굴속에서 먹은 '항아리케밥'
✅터키 패키지 여행 카파도키아 발도장 찍기(데브란트,파샤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