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자유여행의 첫번째 날, 오이타현 유후인의 료칸(일본식 여관)에서 1박이 예정되어 있었다.
'료칸'이라는 곳이 처음이라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으나, 여행사에서 추천해준 곳이었는데..위치가 유후인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단점 외에는 나름대로 상당히 신선했고 괜찮았던 것 같다.
호텔에 비해서 가격이 비싸다는 흠이 있지만, 일본여행을 하면서 온천을 조용히 즐기고 싶다면 료칸은 꼭 가야한다.
'유후인 노모리'를 타고 유후인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가 거의 다된 시간이었는데..원래 계획대로라면 오후 2시쯤에 도착해서 여유있게 유후인 상점들을 구경하면서 걸어서 료칸까지 이동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료칸에서 저녁식사 시간이 6시부터였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고, 그 곳까지 걸어가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더라.
(어떤 여행사이트에서는 '노비루 산소'의 체크인 시간이 5시 30분이라서 그 전에 꼭 도착해야 한다는 말도 있으니..만약을 대비해서 일찍 료칸에 도착하는 것이 좋을 듯)
유후인역에서 픽업서비스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이 의외로 많더라. 픽업서비스를 이용하게 될꺼라고는 예상못했는데..어쩔 수 없이 내 아이폰으로 노비루 산소에 전화를 걸었다.
어떤 사람은 공중전화로 100엔을 넣고 사용했다고 하던데..아이폰으로 1분정도의 간단한 시내통화라면 500원의 요금밖에 나오지 않는다.
약간 긴장하긴 했지만, 전화하자마자 '와따시와 강꼬꾸진데스~ 아이원트 픽업'이라고 일본어와 영어를 섞은 내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자 료칸 주인이 '유후인역이냐? 4~5분안에 가겠다~'라고 이야기 하더라.
료칸의 이름을 적혀서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는데..노비루 산소는 전화번호 뒷자리 4개가 차량번호과 똑같아서 픽업차량이 유후인역에 도착할 때, 내가 바로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큰 승합차 '스타렉스' 크기의 차량이 한대 도착했는데..여자분이 운전중이더라~혹시 료칸의 여사장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우리 부부는 배낭외에 수하물이 전혀 없어서 바로 탑승 하자마자 출발! 유후인 역에서 노비루 산소까지는 겨우 2km정도의 거리인데..약간 오르막길을 따라 산기슭으로 이동하더라..걸어가더라도 30분 이상은 족히 걸릴 듯..
일본 자유여행을 떠나기전부터 수차례 검색하고 사진으로만 접했던 유후인 료칸 '노비루 산소'의 입구이다. 여기를 따라 약간의 계단만 올라가면 바로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로비로 연결된다.
여기는 노비루 산소의 체크인 카운터..안경을 쓰고 있는 남자 사장님이 친절하게 맞이해주시더라. 일본어와 영어가 묘하게 섞어 사용하는데 발음은 또박또박 ㅎㅎ 말투가 은근히 귀여웠다.
로비에 있던 공중전화기가 인상적이었다. 편안하게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쇼파도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각종 기념품도 판매중이던데..실제로 사가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다.
료칸 이용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위와 같은 안내문을 보여주더니..하나하나 체크를 해주시던 노비루 산소 사장님^^
'석식과 조식시간을 몇시에 할 것인가? 체크아웃시 송영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그 여부 파악이 가장 중요했고..나머지는 그냥 한글로된 부분만 읽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노비루 산소의 체크아웃 시간은 오전 10시이고 온천 이용시간은 밤 12시까지 가능하지만..아침에는 6시부터 9시까지만 이용가능하다.
그리고 원래 가족탕은 예약과 별도의 요금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전혀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우리 방이 위치한 곳은 2층이었는데, 올라가던 계단위에는 마른 나무가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1박을 했던 방의 이름은 '산수(山水)'였다. 노비루 산소의 카운터가 있는 1층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다.
모든 방은 미닫이문으로 만들어져있는데..이상하게 열쇠를 돌려도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아서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여러번 시도를 하다보니..요령이 생기더라.(이방을 이용하는 분들은 꼭 확인해보시길!)
방내부로 들어가면 바닥에 10개의 다다미가 깔려있는데(방의 종류마다 그 갯수가 조금씩 다르다) 밟는 느낌도..누워있는 느낌도 너무 좋다.
일본 전통식 바닥재인데..'짚'이 주재료로 돗자리를 끼우고 꿰매서 만든다고 한다. 우리는 2명이었지만..방내부가 꽤 넓어서 최소 5명은 충분히 머물러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다.
신발장과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내실쪽으로 들어가는 문도 '미닫이'형식으로 되어있고..그 반대쪽 창가에도 미닫이문이 설치되어 있다.
다다미 바닥의 중앙에는 큰 테이블과 좌식의자가 두개 놓여있는데..석식을 먹는 동안 테이블을 한쪽으로 밀어두고 이불을 깔아준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웰컴티와 과자가 들어있어서..야간에 간단히 차를 마시기에도 괜찮다. 그리고 귀중품을 보관하는 금고가 있는데..방키에 같이 달려있는 수동열쇠를 사용해야 하더라. 아주 오래된 듯한 느낌^^
유후인 료칸 추천 '노비루 산소' 찾아가기, 객실 내부
노비루 산소의 화장실도 정말 특이하더라..아기자기하고 일본스럽다고 해야할까?
작은 공간이지만 있을건 다 있는 그런 분위기..다만 여기서 샤워는 할 수가 없다는 단점은 있다.
변기 위쪽에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따로 있는 점도 재미있었고...따로 판매의 목적인지 모르겠지만..세안젤이나 비누등을 가져가지 못하게 안내판이 같이 붙어있더라.
아침에 머리도 감고 샤워가 하고 싶다면 온천을 이용해야 한다.
방에서 내려다본 노비루 산소의 주변 풍경이다. 유후인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곳이라 밤이 되면 주변이 컴컴해지고 갈 곳도 없다 ㅎㅎ
그냥 료칸에서 편한 밤을 보낼 수밖에~ 밤 12시까지 이곳의 온천을 모두 이용해본 사람도 있다던데..우리는 실제로 2곳의 가족탕만 이용해봤다.
해발 1,580m의 유후다케(由布岳)가 있는 방향이다..노비루 산소 주변에도 다른 료칸들이 밀집되어 있다.
밤이되면 정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평화롭고 조용한 노비루 산소...식사할 때는 투숙객이 많이 보이던데..야밤에 온천을 즐기는 사람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온천을 이용할 때는 방안에 비치되어 있는 '유카타'를 입어보는 것이 좋다.
일본에 있는 대부분의 호텔을 이용해보면 유카타를 입어볼 수 있는데..이런 전통식 일본 료칸에서 입어보면 그 느낌이 사뭇다르다~
물론 유카타를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안입어도 상관은 없다^^(개인적으로는 유카타가 너무 커서 발에 밟혀서 불편했음)
유후인 료칸 '노비루 산소'의 내부를 돌아다닐 때는 일본식 조리를 신는 것이 편했다. 바닥이 나무같은 '나막신'의 형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푹신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ㅎㅎ
여기는 료칸의 정문..비가 올 때, 손님들을 위한 우산도 꽂혀있고 그 옆으로는 자동판매기가 설치되어 있다. 2개의 자판기가 있는데..둘 다 주류는 판매하지 않더라.
야간에 술이 먹고 싶다면 체크인 하기전에 미리 마트에 들려서 사오는 것이 좋다. 식사시간에 술을 주문해서 마셔도 괜찮겠지만..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을 듯.
사진상으로 보면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노비루 산소 정문까지의 통로가 꽤 길어보이지만..실제로는 정말 짧다. 통로 주변에 있는 화분들이 마치.. 미니 정원을 연상시키면서 꽤 운치가 있다.
유카타를 입고 입구에서 다시 찍은 유후인 료칸 '노비루 산소'의 기념사진들이다.
로비에는 이곳을 다녀갔던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한글도 쓰여진 종이도 몇장 발견^^
글을 쓴 사람이 학생인지 어른인지 알 수 없지만..그림이 너무나 귀여워서 사진으로 찍어보았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왔더니..우리가 덮고 잘 이불이 정말 예쁘게 깔려있더라~료칸이라서 가능한 이런 서비스..너무 괜찮았다^^
그리고 이곳은 와이파이 사용을 로비에서만 가능하다고 들었는데..우리가 1박했던 방의 바로 아래쪽이 카운터라서 와아피이 신호가 상당히 강했다.
와이파이 공유기가 3개가 설치되어 있는 모양.. 다른 방도 이렇게 와이파이가 사용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다.
야밤에 온천욕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어준 다음..다시 밤으로 돌아와서 따뜻한 녹차와 과자..그리고 자판기에서 구매한 시원한 물과 사이다를 마시면서..일본 자유여행의 1일차는 그렇게 끝났다.
(냉장고에 무료 생수가 없으니 따로 구매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