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후인에서 1박했던 료칸 '노비루 산소'의 3번째 이야기는 '온천탕'이다. 료칸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노천탕이 대부분인 '온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필수'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투숙했던 이 료칸의 경우는 유후인 중심가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곳이라서 해가 지고 컴컴해지면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밤에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는 밤에서 tv를 보거나 온천을 즐기는 일이 전부이다. 기본적으로 온천 사용시간은 새벽 6시부터 밤 12시까지인데..오전 9시쯤은 온천의 물을 모두 빼내고 청소를 한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료칸의 온천 시설은 빠짐없이 모두 이용해보는 것이 비싼 비용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을 받는 길이다.
노비루 산소 식당쪽에서 바깥으로 나오면 위와 같이 온천탕으로 향하는 통로가 나타난다.
한자어로 '바람과 빛의 탕'이라는 나무 명패가 걸려있는데..이곳에는 모두 3개의 가족탕과 남녀 노천탕이 있다. 그리고 여기 입구 뒷편에는 남녀 실내 대중탕도 있는데..거긴 들어가보진 않았다.
통로를 지나가다가 좌측에서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오는 가족탕은 '호타루노유(ほたるの湯)'라는 곳이다.
일본어가 어려운 이유중의 하나가..한자어를 많이 섞어 사용하는데 그 음이 우리와 완전 다르다. '湯'을 우리는 '탕'이라고 부르지만 일본에선 발음이 'ゆ(유)'이다.
외부에 테이블과 좌석도 있다. '호타루'는 반딧불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호타루노유의 내부로 들어가보니까..몇분전까지 누군가가 이용했던 흔적이 보이더라. 이곳은 유일하게 욕조가 '히노키탕'이다.
우리는 석식을 하기전에 사람이 없을 때 온천탕 내부사진을 남겨두려고 했는데..다행히 이 시간에 온천을 이용중인 투숙객이 전혀 없었다. 내부에 샤워기도 있고..샴푸,바디워시 등도 기본적으로 비치되어 있다.
바로 옆으로 나가면 아담하게 생긴 노천탕이 모습을 드러낸다.
유후인 료칸 '노비루 산소'의 가족탕은 모두 이런 형태로 되어 있더라. 아마도 료칸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내탕과 노천탕으로 나눠져 있는 것이 기본구조인듯..
두번째 가족탕은 '야마노유(やまの湯)' 인데.. 여기서 일본어 '야마'의 뜻은 '산(山)'이다. 우리가 사용했던 가족탕은 딱 두곳이었는데..이곳은 내부에 들어가서 사진만 찍었었고 실제로 이용해보진 않았다.
출입구를 열고 들어가면 옷을 벗어두는 바구니가 진열되어 있고..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외부 경치가 상당히 운치가 있더라.
건너편에 있는 다른 료칸들도 보이던데..노천탕이 처음이라면, 누가 내 벗은 몸을 보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는..제 정신이 아닌 변태가 아니라면 아무도 못본다~
야마노유의 내탕이다. 돌을 쌓아서 만들어진 탕인데..대충봐도 온천수의 질이 그대로 전해질만큼 깨끗하다.
이번에는 노천탕..자세히보면 가족탕마다 이름이 다른 만큼 특징도 조금씩 다르다..바닥에 색깔을 칠한 것도 아닌데..푸른빛을 띠는 탕이 특이해 보이기도 했다. 다음에 노비루 산소를 다시 찾게된다면 이곳도 꼭 이용하리~
야마노유 옆에 있는 문을 열고 나가보니..좌측편에는 보수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아니면 혹시 탕을 몇개 더 신설중이었을까? 이 통로가 바로 남,녀 노천탕으로 향하는 곳이다.
원래대로라면 남,녀 실내 대중탕에 연결되어 있어야 할텐데..이곳만 따로 이렇게 떨어져있는 것이 노비루 산소 온천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외부에서 보면 좌측이 여탕이고 우측이 남탕인데..내부로 들어가보면 샤워시설이 있을 법한데..전혀 없다.
거대한 바위가 놓여있는 탈의공간만 있고 바로 노천탕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저 바위는 대체 어떻게 가지고 왔을까? 이 노천탕도 실제로 사용해보지는 않았다.
여기는 여자 노천탕...물색깔이 정말 푸르스름하다.. 노리루 산소 료칸에 다녀왔던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유후인 료칸 가운데서도 이곳에만 '청탕(靑湯)이 있다던데..이런 모습을 두고 그렇게 부른 모양이다.
유후인 료칸 '노비루 산소' 너무 좋았던 가족 온천탕
여기는 남자 노천탕...샤워기는 없는데 샴푸와 바디워시는 이곳에도 비치되어 있더라.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는 대중 노천탕인데..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서 조금 민망스러울 것 같기는 하다 ㅎㅎ 이곳에도 탕에 푸른빛이 맴돈다.
마지막 세번째 가족탕의 명칭은 '기리노유(きりの湯)'.. '안개'라는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확실하진 않다.
이곳에 들어가려면 두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호타루노유처럼 이곳에도 외부에 앉아서 쉴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바로 이곳.. 우리가 1박했던 '산수'방에서도 이 곳이 내려다 보인다. 테이블위에는 재털이도 올려져 있던데..한국과는 다르게 일본은 흡연이 이런 곳에서도 가능한 모양이다 ㅠㅠ
여기가 기리노유의 진짜 출입문이다. 예전에는 '사용중'을 표시하는 문패를 걸어둔다고 하던데..지금은 그냥 잠그고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다른 탕들과 비해해보면..면적이 조금 더 넓은 것 같더라. 가족의 인원이 조금 많다면 기리노유를 이용하면 좋을 듯^^
내탕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노천탕으로 이어지는 구조..노천탕에서 내탕을 바라보면 조금 낮아보이긴 했다. 물론 노천탕에도 수도꼭지가 달려있다.
유후인 료칸 '노비루 산소'의 모든 온천탕 답사를 끝내고 석식을 먹으러 왔던 반대방향으로 이동하는 중^^
여기가 남녀 실내 대중탕이다. 안내판을 보니까 요금도 별도로 적혀있더라..예전에는 이곳도 유료로 운영되었나보다.
투숙객의 경우는 모든 온천탕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방에 따로 붙어있는 노천탕도 있다고 하던데..그 방은 가격이 꽤 비쌀 듯^^
저녁식사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노비루 산소의 가족탕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투숙객들은 대체 언제 온천을 이용하는지..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
일단 제일 먼저 히노키탕이 있는 '호타루노유'에 들어갔다. 으아...내탕 물이 어찌나 뜨거운지..찬물을 한참동안 섞어주고서야 비로소 들어갈 수 있었다.
내탕이 열탕이라면 노천탕은 온탕이라고나 할까? 그런 느낌 ㅎㅎ 개인적으로는 노천탕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화장품을 별도로 판매를 하는지..광고를 하는 목적인지..일부러 저렇게 훔쳐가지 못하도록 받침이 붙어있더라.
두번째로 이용했던 곳은 '기리노유'였다. 좌측 사진은 낮에 찍은 사진이고..우측은 밤에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실수로 우리 방키를 '호타루노유' 탈의실에 두고 오는 바람에..유카타를 대충 껴입고 가지러 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크를 하면서 스미마셍~스미마셍~을 연발했으나..묵묵부답 ㅠㅠ 짜증을 내면서 료칸 입구 카운터에 이야기하러도 가봤지만, 사람이 없어서 자포자기 상태..
하지만 안에 있는 일본인 아저씨가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밤에 나와서 담배를 피고 계시더라. 그래서 방키가 안에 있다고 바디랭귀지를 사용했더니..자기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웃으면서 방키를 주더라는 ㅎㅎ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면 우리는 방에도 못들어가고 료칸 주변을 서성였을지도 모른다.
푹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다시 '기리노유'를 이용했다.
분명히 식사시간에는 투숙객들이 많아보였는데..그 사람들은 언제 온천을 이용했는지 궁금하더라. 우리가 체크아웃할 때쯤에 온천으로 가는 한국인 가족들도 보이긴 했다 ㅎㅎ
그런데 온천욕을 밤에도 하고 새벽에도 하다보니 일본 자유여행의 두번째날은 하루 종일 나른나른 하고 피곤하더라는..온천욕도 지나치게 오래하면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고 숙면을 취하게 하는 효과는 확실히 있다.
✅유후인 료칸 추천 '노비루 산소' 찾아가기, 객실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