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9월이 다시 찾아왔다. 해마다 9월이 되면 생각나는 것은 '추석 연휴'가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6년 전(2009년)에 홀로 인천에 업무 관련 교육을 받으러 갔던 기간 동안(무려 2주) 매일 열심히 출사하러 다녔던 추억이 떠오른다.
솔직히 교육이 끝나면 만날 사람도 없었고 잘 모르는 교육자들과 어울리고 싶진 않았다.
그나마 취미생활이 삼각대들고 사진 찍으러 다니는 것이 전부였기에..그런 나의 취미를 잘 활용했었다.
게다가 당시에 심심할까 봐 미니벨로 자전거까지 자동차에 싣고 인천까지 갔었기에 나름대로 괜찮은 여유를 즐겼다.
아무튼, 그 당시에 인천 근교를 돌아다니면서 찍었던 나만의 출사 여행지를 8곳으로 간추려서 모아보았다.
1.잊을 수 없는 '시화호'의 일출(두번의 방문)
바다 같은 호수 위에 줄지어 세워진 철탑과 그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을 찍은 누군가의 사진을 접하고, 인천에 가면 꼭 가보고 말리라 다짐했던 곳이 바로 '시화호'다.
새벽 5시~6시에 두 번이나 찾아갔지만, 처음에는 스모그가 심해서 제대로 된 일출을 구경하지도 못했다.
컴컴한 새벽녘에 '시화방조제'를 건너면서 잠시 차를 세워두고 찍는 가로등 불빛과 자동차의 궤적 찍기도 재미가 있다.
다행히도 2번의 방문에서 2번째는 성공적으로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 근방이 공단이기 때문인지 스모그가 장난이 아니더라. 9월에는 일출 각이 대략 위와 같은 모습이다.
2.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던 '소래 습지 생태공원'
두 번째 출사 여행지는 인천하면 딱~떠오르는 곳 중의 하나인 '소래 습지 생태공원'이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걸어 다녀도 큰 지장은 없다.
그래도 나는 미리 길을 알아보고 자전거를 타고 이곳까지 이동했다. 사진 속에 보이는 미니벨로는 여전히 우리 집 현관에 방치되어 있다 ㅎㅎ 운동 좀 해야 할텐데..이놈의 게으름이 늘 문제다.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뽐내던 소래 습지 생태공원..
주말이라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나들이를 오더라.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와 예쁜 풍차를 찍어보는 것도 좋고..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소금 창고들을 찍어보는 것도 좋다.
인물 촬영(특히 화보)에도 상당히 괜찮을 만한 장소인 것 같다.
3. 사진은 찰나의 예술~인천 '송도'의 비행기 일몰
2009년 9월경에는 인천대교의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개통을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송도 신도시에 인천국제도시축전이 한창 개최 중이었는데. 나 역시도 입장료를 내고 행사장을 방문했었다. 지금은 당연히 사라지고 없겠지만. 분수대의 야경이 참 아름다웠다.
사실 그런 것보다는 멀리서 바라보는 인천대교와 그 방향으로 저물어가는 태양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진은 찰나의 예술이라고 하듯..운좋게도 태양을 가로 질러가던 비행기 한 대를 내 손으로 잡고야 말았다. 지금 봐도 뿌듯한 사진이고..다시 찍으라고 하면 찍을 자신은 없다 ㅎㅎ
4. 야구에 관심이 없어도 좋았던 '문학 경기장'의 일몰과 야경
솔직히 스포츠 관람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나마 관심이 있던 축구도 관심이 사라진 지 오래~ 야구장에 갔던 기억도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의 손에 이끌러 갔던 이후 이 때가 처음이었을 것이다.
야구경기를 보러 갔던 게 아니라..역시 '출사'를 위해서 무작정 찾아간 것 같다.
6년전 9월 혼자만의 출사 여행지 8곳
시간적인 타이밍이 좋았는지..문학 경기장 내부 관람석을 오르락내리락 돌아다니면서 일몰도 찍을 수 있었고,
경기장의 멋진 야경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사진 속에 담을 수 있었다. (당시 삼성과 SK의 경기가 있었음) 역시 이런 곳에서는 망원렌즈가 필수라고 생각된다.
5. 어둠속을 밝힌 '북성 포구'
지금도 여전히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이곳도 사진가들을 통해서 많이 알려진 포인트 중 한 곳이었다. 컴컴한 곳에서 바라보는 북성 포구 공장들의 야경을 찍는 재미도 괜찮다.
그런데 이곳은 주변에 냄새가 별로 ㅠㅠ 내 기억상으로 인천 차이나타운과 가까운 것 같은데..당시에 고등학교 동창과 만나서 중국음식을 먹기도 했었다.
6. 서울 '동작대교'의 일몰과 야경
인천 근교의 출사를 다녔지만. 일몰과 야경 사진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어떤 날은 서울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대학교 선배도 만났던 기억도 난다. 해가 질 무렵 먼저 찾아간 곳은 동작대교였다.
한강 변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동작대교의 붉은 노을은 참 아름다웠다. 미리 계획했던 경로지만 동작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약 2km 정도 도보로 이동했다.
역시 일몰 사진은 매력은 실루엣이 아닐까? 확실히 한강공원은 정비가 잘되어 있고 자전거 타기에 최적의 장소인 듯 하다. 지방에 사는 나로서는 그런 점이 정말 부럽다.
7. 서울 '반포대교'와 화려한 무지개 분수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무지개 분수 쇼가 펼쳐지는 '반포대교'가 이 무렵에 수많은 사진관련 사이트를 통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누군가의 멋진 사진에 반해서 이 곳을 처음으로 찾아가게 되었다. 무지개 분수 쇼가 시작하기 전에 바라보는 반포대교와 멀리 서울 N타워의 야경도 정말 멋지다.
실제로 보고 우와..뭐 이런 곳이 다 있을까? 왜 우리 동네에는 이런 곳이 없지? 질투 아닌 질투심이 생겼다. 근처에 살면 매일 이런 분위기를 즐기고 자전거나 인라인도 얼마든지 탈 수 있을 텐데^^
이후에 로렌과 이곳을 다시 방문했을 때는 혼자만의 여행과는 다른 시선과 느낌이 들게 되더라. 역시 같은 여행지라도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여행인가보다.
8. 서울에서 비행기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오쇠동'
마지막으로 갔었던 9월의 출사 여행지는 직접 운전해서 찾아간 '오쇠동'이라는 곳이다.
이곳도 이미 수많은 사진가를 통해서 알려진 출사지이다. 지금은 재개발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이 지역은 재개발되어도 문제가 많을 것 같더라.
비행기가 지나치게 근접해서 착륙을 하다 보니 소음이 장난이 아니다. 대충 봐도 거주하기에는 꺼려지는 동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를 근접 촬영하기에는 이만한 장소도 없을 듯.
일몰과 함께 비행기의 이착륙 모습을 사진 한 장 속에 담아보는 것도 좋지만.. 컴컴한 밤이 되면 위와 같이 비행기가 이동하는 궤적놀이를 시도해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6년 전의 사진을 다시 꺼내보고 있으니..나도 이렇게 사진에 대한 열정이 강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역시 여행에서 남는 건..그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사진들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만의 출사여행은 확실히 '열정'이 충만해지는 장점이 있다. 언젠가는 위에 열거한 출사 여행지 8곳을 다시 갈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