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강화도'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아침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하면서 '교동도'라는 잘 알려지지 않는 섬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은 특별한 계획이 없었는데 검색해보니 이미 교동도를 다녀온 사람들도 많았다. 다리가 개통되기 전에는 배로만 다녀야 했던 곳이라 여전히 우리나라 60년대의 느낌이 많이 느껴지는 섬이다.
오래된 감성이 가득한 마을의 이미지들을 봤더니.. 오~ 여기는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라.
그래서 흔해빠진 관광지, 유적지 등을 가는 것보다는 교동도를 가보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이때가 5월을 하루 앞둔 2015년 4월 30일.
교동대교는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지만, 북한과 아주 가까운 군사지역이라서 검문소에서 임시출입증을 받아가야 하는데..다분히 형식적이다. 차 번호, 탑승자 인적사항을 간략하게 기록하면 된다.
교동대교 앞에서 위에 보이는 출입증을 보여주면 '자정이 되기 전에 교동도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바로 통과~나중에 교동도에서 나올 때는 출입증을 반납하면 끝!
지도에서 찾은 '교동도'의 위치이다. 보는 것처럼 북한과 아주 가깝다. 면적은 그 아래에 있는 석모도와 비슷~
알고 봤더니 예전에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도 교동도가 등장했었다고 하더라~ 그리고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몇번 나왔다고 하는데..약국, 빵집, 다방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렇게 작은 섬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교동도 중간쯤에 있는 '대룡시장'은 생각보다 소규모의 시장이다.
우리가 갔던 시간에는 어디서 단체 관광을 나왔는지..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이 시장 중간쯤에 모여있었다. 알고 봤더니 '제비집'을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던 거라는~
요즘은 보기 힘든 옛날 쌍화차를 파는 가게도 있다. 차에 계란을 넣어 먹는다는 사실을 요즘 어린 세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ㅎㅎ
나도 예전에 군시절에 다방에 들렸다가 먹어본 기억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니까(과연?) 교동도를 방문하면 맛보는 것도 좋을 듯.
교동도 대룡시장은 6.25 때 교동도로 잠시 피난 왔던 주민들이 한강하구가 분단선이 되고 고향에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생계유지를 위해 고향에 있는 시장을 따라 만든 골목시장이다.
지난 50여 년간 교동도 경제발전의 중심지였지만 오래전 실향민 대다수가 돌아가셨고, 지금은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시장규모도 상당히 축소되었다. (그래도 인구수가 몇천 명 이상은 되는 편이다.)
원래 오래된 건물들과 가게가 있는 대룡시장이지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일환으로 오래된 과거 느낌의 포스터, 표어, 그림들을 벽화로 그려놓은 곳도 있다.
이런 벽화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찍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더라는~
아무래도 교동대교가 완공되기전에는 이곳에 외지인의 발길이 거의 없었을 것 같다.
지난 2014년 7월에 교동대교가 개통되면서 우리나라의 1950~60년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영화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담기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사진사들이 많아졌고 현재 점점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지면 많아 질수록 많은 변화가 찾아올까 걱정이 앞선다. (전국의 유명 관광지는 다 같은 상황을 겪어왔기에...)
교동도 대룡시장에 있는 가게 처마밑에는 유난히 제비집들이 많이 보이는데..제비에 대한 실향민들의 특별한 애정이 낳은 결과다.
교동도 여행, 시간이 멈춘듯한 '대룡시장'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하는 분들의 마음과 같으면 좋을련만, 관광객들이 차츰 늘어나다보니 제비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많아지는 모양이다.
어느 가게나 제비집에 관련된 '경고'문이 붙어있다. 되도록 조용하게~ 사진을 찍더라도 근접 촬영은 자제를 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가 있었는데, 교동도에 있는 이 빵집이 배경으로 나왔던 적이 있다. 빵집의 이름은 '거북당'
드라마를 봤던 분들이라면 분명히 기억하실 듯하다. 바로 '전설의 마녀'의 촬영장소가 이곳 '거북당'이다.
그런데 뭔가 특별한 빵집을 기대하면 절대 안된다. 그냥 아주 소규모의 동네 빵집일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그 바로 옆에 있는 '제일다방'이라는 곳도 드라마 촬영장소로 사용되었던 모양이다.
대룡시장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위와 같은 벽화들이 숨어있다. 진짜 벽에 붙어있는 종이 포스터였다면 정말로 시간이 멈춘 분위기였을텐데..
대룡시장의 진짜 예전 모습이 저랬을까? 벽화이긴 하지만 그 때 그 시절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충분하다~
복잡하지도 않고 시골의 한적한 재래시장의 느낌~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이 참 좋다^^
평소에 대형마트나 백화점만 드나들다가 이런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을 때가 참 많다는~ 어릴 때 시골 할아버지댁에 갔던 생각도 많이 나고..
가게 앞에 부착된 글자들을 보면 촌스럽지만 정말 재미있다. 시골의 순수함이 그대로 느껴진다고나 할까? 개떡, 바다물 손두부 ㅎㅎ
교동도 대룡시장에서 유명하다는 꽈배기 도너츠.
'동산 약방'..이곳이 1박 2일에 등장했던 그 약국이다. 그 옆에 보이는 작은 가게는 신발 등을 판매하고 있더라.
아빠, 엄마의 어린시절 느낌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부모들이나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의 감성적인 장소를 물색중인 사진 애호가들이라면 교동도 여행은 필수다~
참고로 대룡시장은 주차장이 별도로 없다.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도로변에 주차하거나 농협 건물 주차장을 이용하면 편하다. (당연히 휴일이나 주말에만) 강화도 여행을 가게되면 교동도는 절대 빼먹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