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마산 '창동'... 어느 순간부터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하고 상권이 폭망했다 싶을 정도로 유동인구가 급감했었다.
하지만 수년전부터 창동에 다양한 거리를 조성하면서 그나마 조금은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더라. (물론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많다)
초등학교때 부모님을 따라 창동에 있는 맛있는 고기집에 종종 갔던 기억이 나는데..그 추억의 식당이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있더라. '정근식당'은 꽤 유명했던 곳이라 이름만 들어도 기억하는 어른들도 많을 듯~
2017년 9월의 금요일밤.. 소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마산 창동까지 일부러 찾아갔다. 확실히 창원쪽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역시 유동인구가 적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식당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정근식당은 창동 예술촌 골목길에서 학문당 서점쪽으로 가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창동 예술촌이 이곳에 조성된지도 어느 덧 5년이 지났기에.. 그전 보다 활성화된 모습을 엿볼 수 있더라.
캬~ 마산 창동 맛집 '정근식당'의 내부는 어린 시절 내가 봤던 그 모습 그대로다.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진 원형 무쇠 불판~(물론 중간에 새걸로 바꿨을 가능성이 높지만.. 오래된 느낌이 가득하다)
정근식당의 원래 소고기 등심 '소금구이'가 유명하다. 3인분을 주문했지만.. 덩치 큰 남자 2명이 먹을 경우 조금 부족할 수도 있다.
마늘과 함께 곧장 불판위에 올려진 정근식당의 소금구이~
어린 시절에 느꼈던 그 맛이 그대로 재현될까 정말 궁금했는데.. 고기가 구워지는 향과 입안에서 느껴지는 그 맛이 완전 똑같다. 이럴수가...눈물날 정도로 행복함!
정근식당의 밑반찬들.. 버섯, 양파는 고기와 같이 구워서 먹으면 되고.. 구기를 구울 때 소금을 위에 뿌리는 것보다는 참기름에 소금을 약간 뿌린 다음, 거기에 찍어먹는 걸 추천!
저기 보이는 파절이는.. 어릴 때 전혀 손대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최소 3접시는 거뜬하게 해치울 정도다^^ (역시 나이가 들면 입맛도 달라지는 모양)
기호에 따라서 소금구이를 그냥 먹어도 되고.. 상추쌈을 해먹어도 된다. 반찬들도 하나같이 다 맛있다. 특히 저 감자샐러드 굿굿굿!
입에서 살살 녹는 국내산 한우 등심~ 그런데 이 무쇠 불판.. 생각보다 금방 가열되기에 불을 완전히 가열한 상태에서 '약'하게 낮춰도 잘 익는다.
단점은 지나치게 가열하면 표면에 눌러 붙는다. 그래서 중간중간에 고기 지방부위를 활용해서 닦아내는게 좋다. 고기를 잘 굽는 것도 정말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마산 창동 추억의 맛집 '정근식당' 소금구이!
우리가 앉았던 마산 창동 맛집 '정근식당'의 내부~ 저녁 8시가 가까워진 시간임에도 손님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고기맛을 제대로 아는 단골들이 많이 찾을 만한 그런 곳이다.
벽에 걸려있던 정근식당의 메뉴판~ 굉장히 심플해서 좋다. 선택의 폭이 적어서 고민할 필요도 없고 ㅎㅎ 한우 등심 1인분의(120g) 가격은 18,000원이다. 고기를 다 먹으면 된장찌개는 필수!
된장찌개는 따로 다른 냄비에 끓여서 나오는건 아니고 고기를 구웠던 무쇠 불판속에 끓이는 방식이다~ 딱 내 취향^^
부글부글 끓는 정근식당의 된장찌개.. 콩나물 이외에 꼬막와 게가 들어있다. 시골 할머니 스타일의 된장찌개라고나 할까^^ 조금 새콤하게 먹으려면 고기 밑반찬용으로 나왔던 땡초를 조금 짤라서 넣으면 된다.
용기에 밥을 넣고 된장찌개와 비며 먹으면 배가 든든하다. 밑반찬용 무생채가 별도로 듬뿍 제공된다.
마산 창동 추억의 맛집 '정근식당'에서 맛있게 먹었던 소금구이와 된장찌개.. 추억의 고기맛을 다시 느끼게 해줘서 정말 감사^^ 다음에도 또 찾아가야 겠다~
지난 5년간 많이 변했고 이제는 확실히 자리잡은 창동 예술촌 골목..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예전의 그 화려한 명성을 회복할 수도 있을텐데..그건 마음대로 되지 않다는 점이 아쉽기만 하다.